12인이 말하는 ‘아키텍트의 길’

Data Architecture 2010. 11. 5. 11:39

최고 아키텍트와의 가상 인터뷰

12인이 말하는 ‘아키텍트의 길’

 

아키텍트로서 성장하기 위한 길은 막막하게 느껴지곤 한다. 누구에게 아키텍트로서 가야 하는 길을 물어야 할 것인가? 산전수전 다 겪은 나이가 지긋한 아키텍트로 활동 중인 사람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따라서 필자는 업계 최고의 아키텍트들의 조언을 모아 가상의 인터뷰를 진행해 봤다. 이 인터뷰의 내용은 필자가 PLoP라는 패턴학회에서 만난 해외 거장들과의 토론과 조만간 출간될 번역서인 『아키텍트가 알아야 할 97가지』의 내용을 모아 만들었다.

EVA(정리 - 손영수) arload@live.com

 



손영수 안녕하십니까? 여러 선배님들. 아직 ‘Architecture’의 ‘A’자도 깨우치지 못했지만, 여러 선배님들에게 아키텍트로 성장하기 위한 방법과 또 아키텍트로서 올바른 아키텍처를 바라보는 방법들을 여쭤 보고자 합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일텐데, 여러 선배님들처럼 훌륭한 아키텍트가 되기 위해선 어떠한 것들을 준비해야 할까요? 실제 현업에서 아키텍팅할 때 어떠한 부분을 고려해야 할지 여러분들의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요구사항

Rick Kazman 실제 프로젝트는 요구사항 분석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죠. 이때 아키텍트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은 소통과 협상 능력입니다. 설계 능력 못지않게 중요한 능력이 Social Skill입니다.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이해당사자들의 요구사항들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빠른 메시지 전송뿐만 아니라 높은 보안 수준을 요구한다거나, 자원의 제약이 심한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고성능 PC에서나 가능한 퍼포먼스를 요구하는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죠. 아주 적은 금액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엄청난 효과를 누리려는 이해당사자에게 정말 기간 내 구현 가능하고 필요한 기능을 뽑아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상황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여기서 이해당사자들과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거나, 정확한 요구사항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프로젝트는 초창기부터 산으로 가게 됩니다. 그 만큼 소통과 협상 능력은 아키텍트에게 설계 능력만큼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Mark Richards
저도 비슷한 사례를 말하고 싶네요. 전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항상 꺼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들이 알아야만 하고, 이해해야 하는, 그리고 고객, 동료와 함께 꼭 프로젝트 시작 전 나눠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620년대에 스웨덴과 폴란드의 전쟁에서 나온 ‘Vasa호’라는 배 이야기입니다. 스웨덴 국왕은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어서 Vasa호라는 특별한 배를 만들라고 주문했습니다. 이 배가 갖춰야 했던 조건(요구사항)들은 그 당시의 어떤 배와도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선체가 200피트 정도 더 길고, 2개의 갑판에 64개의 총을 적재할 수 있고, 300명의 군사를 안전하게 태워 폴란드로 가는 바다를 가로지를 수 있는 수송 능력을 가져야 했습니다. 배를 건조하는 데드라인(시간)을 엄수해야 했으며, 재정(자금)적으로도 여유롭지 않았습니다. 또한 배 설계자(아키텍트)는 이렇게 생긴 배를 이전까지는 설계한 적이 없었습니다. 크기가 작고 총을 실을 수 있는 갑판이 한 개만 있는 배를 만드는 것이 그가 주로 한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계자는 그의 예전 경험을 기반으로 추정하고 Vasa를 설계하고 건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배는 결국 설계대로 건조되었고 마침내 배를 띄우는 날이 왔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Vasa호는 위풍당당하게 항구를 출항했지만 예포를 쏘고 난 뒤 바로 바다 저 밑으로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Vasa호의 문제는 명확합니다. 그 어느 누구도 1600~1700년에 큰 전투함에서 갑판을 본적이 없었고 이러한 배의 갑판은 특히 전쟁 중에 붐비고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투함과 운송선 2개의 역할을 다하는 하나의 배를 건조하는 것은 큰 실수였죠. 국왕의 모든 소원을 충족하려고 한 배 설계자는 균형이 맞지 않고, 불완전한 배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저희 소프트웨어 설계자들은 Vasa호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불행한 사건을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의 설계에 적용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Vasa호와 같이 모든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려는 시도는 궁극적으로 아무것도 수행할 수 없는 불완전한 아키텍처를 만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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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수 정말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이네요. 그렇지만 많은 관리자나 고객이 수많은 요구사항들을 결국 쏟아내는데요. 이 사람들을 설득하고 요구사항 간에 균형을 맞추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

Rick Kazman
이해당사자들 간에 서로 상충되는 요구사항들을 우선순위화해서 아키텍처를 도출하는 ATAM(Architecture Tradeoff Analysis Method)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해당사자들 간에 제한된 투표권을 준 다음 정말 중요한 것 몇 개만 선택하게 하는 거죠. 그래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우선순위화할 수 있게 됩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제가 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이론과 실제(Software Architecture in Practice)』에 자세히 설명되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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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수 그 외에 요구사항을 파악할 때 더 주의해야 할 것은 없을까요
?

Eben Hewitt
여러분에게 시스템 구축을 의뢰한 고객은 여러분의 진정한 고객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고객의 고객이 진정한 고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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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수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데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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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en Hewitt
여러분이 전자상거래를 구축해야 한다면 여러분의 고객보다는 최종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즉 웹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실제 웹사이트 사용자들은 전송 보안(transport security)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그들은 저장된 데이터 암호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고객은 이러한 요구사항을 언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고객의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여러분의 고객이 빼먹은 것을 안다면, 왜 이러한 것들이 필요한지 언급하고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의 고객이 실제 웹사이트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기능에 관심이 없다면, 프로젝트에서 잠시 물러서 제 3자의 입장에서 고려하십시오. 공격적인 고객(Sally Customer)은 매년마다 SSL에 대해 라이선스 비용을 치르기를 원하지 않고, 구축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신용카드 정보가 간단한 텍스트로 저장되기를 원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나쁜 생각들을 실행하는 것에 여러분이 동의하게 되면, 여러분은 요구사항 수집에 실패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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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수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앞으로 명심하겠습니다. ‘고객의 고객을 고려하라.’ 정말 의미 깊은 조언이었습니다. 그럼 계속해서 다른 이야기를 나눠 보도록 하죠. 아키텍트로서 고려해야 할 다른 것들이 있으면 조언 바랍니다.

프로세스와 팀 구축

James O. Coplien 전 프로세스와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싶습니다. 혹시 Conway의 법칙을 아시나요? 이는 여러분이 하나의 컴파일러를 만들기 위해 4개의 팀을 만든다면, 여러분은 4단계(four-pass) 컴파일러를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조직구조에 의해 소프트웨어 구조가 정해진다는 얘기입니다. 이미 팀이 구성된 후 요구사항을 분석한다면, 팀 구조에 맞춰 분석이 이뤄지기 때문에, 팀 구조 그대로 소??어의 특성을 파악하기도 전에 소프트웨어의 큰 구조를 정하는 우를 범한 것입니다. 만약 팀 구성 후, 어느 팀도 맡기 애매한 요구사항을 발견했다면, 이 사각지대를 서로 맡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일들(정치, 책임회피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경우 종종 프로젝트가 산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야말로 길을 잃는 것이지요. 그래서 팀을 구축하기 이전에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정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정제한 후에 조직을 구성해야 책임의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죠.

손영수 그렇군요. 효율적으로 팀을 구축하기 이전에 어떻게 해야 할까요
?

Krysztof Cwalina
프로젝트 관리자는 팀을 구성하기 이전에, 애플리케이션의 특성을 고려해 ‘땅콩버터나 마천루(적합한 프로세스)’를 선택해야 합니다. 땅콩버터(Peanut Butter)는 ‘Feature들이 중심이 되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Bottom-Up 방식의 프로세스’를 말합니다. Bottom-Up 프로세스는 기존의 비교 대상도 없고, 전혀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식은 견고하고 더디지만 모든 Feature들이 골고루 기능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 땅콩버터처럼 모든 기능들이 골고루 퍼지고 진화할 수 있어서 땅콩버터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흔히 하위 레벨의 프레임워크나 저 수준의 라이브러리를 개발할 때는 이러한 방식이 선호됩니다. 만약 여러분의 소프트웨어가 고객의 요구사항들을 다수 받아들여야 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요구하는 경우인데도 Feature에 초점을 맞춘 땅콩버터 식의 프로세스와 조직을 구성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새로운 시나리오가 탄생하면 많은 조직들이 협업해야 될 뿐만 아니라, 기능을 명쾌하게 나누기가 애매한 경우 많은 정치와 책임의 분배 문제 등이 발생됩니다. 이와 상반된 방식으로 마천루(Skyscraper) 방식이 있습니다. 시나리오가 마천루처럼 높이 솟아 전체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좋은 기준이 된다는 것입니다. 명백한 기준이 있다는 것은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의 관점에서 소프트웨어를 생각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프로토타입(Prototype) 방식으로 개발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바로 Top-Down 방식의 프로세스가 여기에 해당되죠. 여러분의 소프트웨어가 상위 레벨의 응용 소프트웨어로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사용된다면 당연히 시나리오 기반(Sky scraper)의 방식으로 팀을 구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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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수 제가 알기론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Feature Crew라는 이름으로 이미 시나리오 기반으로 팀원들이 구성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또한 애자일(Agile)에서는 Cross-Functional Team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정말 시나리오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곳에서는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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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k Kazman
좋은 얘기를 해주셨네요. 우리가 설계하고자 하는 최종 소프트웨어를 고려한 형태로 조직과 프로세스가 선택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애자일의 바람이 불어서, 또는 RUP가 좋으니 이걸 사용하자는 식보다는 소프트웨어의 특성, 조직의 문화 등을 고려해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UML의 창시자 Ivar Jacobson 역시 RUP를 넘어 EssUP(Essential Unified Process)라는 새로운 것을 내놓았는데, 핵심은 조직과 소프트웨어 특성에 맞게 적합한 프로세스를 고려하라는 것입니다.

 

설계

손영수 그럼 설계 시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Kevlin Henney
여러분이 설계 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대부분은 중요한 것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설계(소프트웨어 또는 다른 것들) 시에는 그렇게 해선 안 됩니다. 두 가지 선택사항이 존재한다는 것은 설계 시 불확실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indicator)입니다. A B 두 가지 중 하나를 결정하려고 시도하는 것보다는 A B 사이의 결정을 덜 중요하게 만들기 위해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A B 사이의 (적절한) 선택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설계 시 변경되는 결정을 쉽게 수용할 수 있는 분할(separation) 또는 캡슐화 기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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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수 그럼 좀 더 SoC(Separation of Concerns)와 캡슐화를 잘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

Einar Landre
넬슨 제독이 1805년 트라팔가에서 프랑스와 스페인 함대를 격파한 이후, ‘분할 후 정복(Divide and Conquer)’ 또는 ‘걱정거리의 분리(Separation of Concern)’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슬로건(상징)이 되었죠. 걱정거리의 분리로부터 우리는 캡슐화를 얻게 되고, 캡슐화로부터 우리는 경계와 인터페이스를 얻게 됩니다. Kevlin Henney가 말하는 것처럼 아키텍트가 가장 크게 겪는 난제는 동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인터페이스를 정의하고 경계를 정하는 자연스러운 위치를 찾는 것이죠. ‘결합도는 낮추고 응집도는 높여라’와 ‘정보 교환이 자주 발생하는 영역들은 나누지 말라’와 같은 오래된 명언들이 몇 가지 지침을 제공하지만, 어떻게 이해당사자들에게 가능성 있는 해결방안과 문제들에 대해 쉽게 소통할 수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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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수 그렇군요. 결국 이해당사자들과 소통 속에서 적합한 균형을 찾아야 된다는 말씀이군요. 그럼 어떻게 하면 이러한 균형을 잘 찾을 수 있을까요
?

Einar Landre Eric Evans
의 책인 『Domain-Driven Design』에 나온 Bounded Context(문맥 정합) Context mapping(문맥 맵핑)의 개념이 앞에서 언급한 이해당사자들과 소통의 문제를 잘 해결해 줍니다. Bounded Context는 모델이나 개념을 고유하게 정의하는 영역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Bounded Context를 설명부를 가진 구름 또는 거품으로 표현합니다. 이 설명부는 도메인에 가까운 모델 또는 개념의 역할과 책임을 정의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운송 시스템은 화물 운송, 화물 일정, 항구 이송과 같은 Context(문맥)를 포함합니다. 다른 도메인에서는 다른 이름들을 사용하는 게 적합할 것입니다. Bounded Context들을 화이트보드 위에 식별하고 같이 그림으로써, Context 간에 연관관계를 그리는 것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관 관계들은 조직적, 기능적, 기술적 의존성을 설명하면 좋습니다. 이러한 행위의 결과로, Context 간에 인터페이스와 동일한 의미로 인식한 Context의 집합을 나타내는 Context Map이 생기게 됩니다. Context Map은 아키텍트에게 무엇을 같은 걸로 볼지, 별개의 것으로 볼지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좀 더 현명하게 대화를 나눔으로써 분할 후 정복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합니다. 이런 지침을 통해 약한 결합, 높은 응집, 잘 설계된 인터페이스로 구성된 시스템으로 재설계할 수 있습니다


손영수 결국 고객의 대화를 잘 이해함으로써 이러한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정말 와 닿는 얘기입니다. 그럼 아키텍트가 설계 시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

Doug Crawford
변화의 충격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뛰어난 아키텍트는 복잡도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어야 하며, 단단한 기본 구조를 취하면서도 급변하는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해결책들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뛰어난 아키텍트는 고립된 소프트웨어 모듈에서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 시스템과 시스템 사이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충격을 이해해야 합니다. 변화는 기능 위주의 요구사항 변경, 요구사항의 진화, 수정된 시스템 인터페이스들, 팀원의 변동과 같은 다양한 형태화의 광범위함과 복잡함을 미리 추측한다거나, 모든 잠재적 문제를 미리 예측해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아키텍트는 이러한 변화가 발생했을 때, 다른 객체나 모듈에 변화를 전파시키지 않고 변화의 충격을 완화시켜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도구나 기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반복 가능한 테스트 케이스를 만들고 자주 실행하기
-
쉬운 테스트 케이스를 만들기
-
의존성 추적하기
-
조직적으로 행동하고 반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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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적인 태스크는 자동화하기



또한 위험을 미리 측정하는 Premortem은 어떠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 알려주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아키텍트는 프로젝트 범위의 관점에서 시간, 예산과 같은 변화의 영향을 미리 추정해야 하고 변화로 인해 엄청난 영향을 받는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손영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 소프트웨어 개발 생명주기의 관점에서 볼 때, 유지보수에 70%의 비용이 드는 관점으로 볼 때는 정말 중요한 말씀이군요. 저 같은 경우는 설계 시 실제 아키텍처를 검증하기 위해 몇 가지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종종 검증합니다. 이것은 어떨까요
?

Clint Shank
좋은 방법입니다.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를 구현하고 검증하고 진화시키는 유용한 전략 중 하나로 Alistair Cockburn이 이야기한 ‘걸어 다니는 해골(walking skeleton)’이 있습니다. 걸어 다니는 해골은 종단(예를 들어 UI부터 DB까지) 간을 오가며 수행되는 시스템의 가벼운 구현체입니다. 모든 주요 아키텍처상의 컴포넌트는 전부 연결합니다. 모든 호출(Com munication) 경로를 실험할 수 있게 작동하는 작은 시스템부터 시작한다면, 옳은 방향으로 설계 및 개발해 나갈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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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수 그럼 이제 개발 과정에서 아키텍트는 어떠한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개발

Erik Doernenburg 아키텍트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잘 개발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용자에게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 좋은 품질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죠. 좋은 품질을 얻기 위해서는 쉽게 소프트웨어를 이해, 유지보수, 확장할 수 있어야겠죠. 그럼 소프트웨어가 잘 개발되고 있는지 매 순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많은 이들이 UML로 그려진 아키텍처 다이어그램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아키텍처 다이어그램에서 작은 상자들은 전체 시스템을 나타내며 상자 간의 선은 시스템 간의 의존성, 데이터 흐름, 버스와 같은 공유자원 등 모든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 비행기에서 보는 풍경과 같은 30,000피트 뷰입니다. 너무나 추상화되어 있는 관점이죠. 반면에 0피트, 즉 바닥 레벨의 뷰를 보기도 합니다. 즉 소스 코드를 보는 것이지요. 바닥 레벨의 뷰는 연관 있는 몇 개의 객체 구조도 보지 못할 정도로 너무나 많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즉 이 두 뷰는 소프트웨어 품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0피트와 30,000피트 사이에 적절한 뷰가 필요합니다. 바로 1,000피트의 뷰입니다. Dependency Structure Metrics로 모듈 간의 의존성을 파악할 수 있으며 Code Metrics를 이용해 클래스의 크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정 클래스가 거대하다는 것은 너무나 많은 책임(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죠. 이러한 다양한 지표들(클래스 팬아웃, 메소드 개수, Circular Dependency )을 지원하는 사용 툴들(NDepend, XDepend, JDepend)을 이용하면 됩니다.

손영수 1,000피트의 뷰라니 정말 멋있는 표현입니다. 저 역시 리팩토링할 때 DSM Code Metrics를 즐겨 이용하는 편인데, 다행히 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 같습니다. 그럼 다른 조언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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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e Quick
거울로 보이는 문제는 실제 보이는 것보다 클 수 있습니다. 많은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춰 보면, 각 팀의 구성원들은 팀이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규모의 팀은 이런 문제들을 초기에 확인할 수 있지만, 대부분 잊어버리거나 무시합니다. 그 이유는 프로젝트 초기에는 이 문제가 얼마나 프로젝트 후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초기에 대처하기 위한 몇 가지 전략이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 리스크를 관리하는 조직화된 접근 방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리스크를 관리하는 간단한 방법은 여러분이 버그를 추적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리스크를 발견할 수 있고, 각각의 리스크가 더 이상 리스크가 아닐 때까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그 후 리스크들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리스크의 상태가 변화하거나 새로운 정보가 있을 때마다 리뷰를 합니다. 리뷰는 토론를 통해 감정적인 면을 배제하도록 도와주고 주기적으로 리스크를 재평가함으로써 쉽게 기억하도록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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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의 의견에 반대할 때는 나머지 팀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더 쉽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반대 의견의 가치를 인식하고 모든 팀원에게 용기를 주십시오. 그리고 토론 시 팀원들이 중립적인 자세를 가지도록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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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린 냄새(Bad smells)’를 주의해야 합니다. 아직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테스트 방법을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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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으로 팀과 고객에 대해 이해하는 내용을 테스트해 보세요. 사용자 이야기(user story)로 우선순위 목록을 정하는 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정기적으로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열려 있는 자세를 대체할 순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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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점이란 그 말 의미 자체가 말해주듯이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여러분이 필요로 할 때 말하기 힘든 사실을 말해주는 믿음직한 사람이 여러분의 귀중한 자산입니다.

 

손영수 개발 도중에도 아키텍처만 그려주고 사라지는 아키텍트가 아닌, 팀원 간 또는 이해당사자 간에 소통이 잘되는 문화를 만들고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면 가이드해서 바로 잡아야 한다는 조언이군요. 그럼 아키텍트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서도 조언 바랍니다.

 

아키텍트로서 갖춰야 할 자세

Dave Quick 아키텍트는 자신이 최고라는 대문자 ‘I’보다는, 일원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소문자 ‘i’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키텍처를 수립할 때, 여러분 스스로가 최악의 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고객보다 요구사항을 더 잘 이해한다고 생각하거나, 개발자를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단순한 자원으로 보거나, 여러분의 생각에 도전하는 개발자나 팀원을 무시한 경험이 있습니까? 성공이나 사회적 지위로 인해 자만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존경한다는 착각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만든 설계에 도전하는 것을 여러분 자신의 인격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과거의 성공에 빠져 여러분을 더 작은 한계에 가두는 짓입니다. 아키텍트로서 스스로 성장하고 성공하는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마음가짐을 바꿔야 합니다. 전 후배 여러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자세를 요구합니다.

 

- 요구사항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요구사항이 제공하는 비즈니스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고객과 가까이 일하십시오. 아키텍처를 여러분이 이끌려 하지 말고 요구사항이 이끌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은 최선을 다해 그들의 필요를 섬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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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에 집중하십시오. 팀은 자원이 아닙니다. 그들은 여러분의 설계 협력자이자 여러분의 안전망입니다.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은 보잘 것 없는 안전망을 만듭니다. 아키텍처는 팀의 것이지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모든 사람이 협력해 함께 이끄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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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업무를 점검하십시오. 모형은 아키텍처가 아닙니다. 이것은 아키텍처가 동작하는 방법에 대한 여러분의 이해일 뿐입니다. 프로젝트 아키텍처가 각 요구사항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검증하는 테스트 항목을 정하기 위해 여러분의 팀과 함께 일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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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을 돌아보십시오. 자기의 일을 방어하고, 이기적인 관심에 집중하고, 우리 자신을 방 안에서 가장 영리한 사람으로 여기는 우리의 본능과 싸워야 합니다. 매일 몇 분 동안 여러분의 행동에 심사숙고해 보십시오. 여러분은 모든 사람의 아이디어에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존경과 인정을 주었습니까? 여러분은 선의의 참여에 부정적으로 대하지는 않았습니까? 누군가가 여러분의 접근 방법에 왜 불응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손영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소문으로 들었던 몇몇 아키텍트들은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곤 했습니다. 설계 자체의 옳고 그름을 떠나 개발자들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했죠. 그 결과로 설계 따로, 개발 따로 하는 프로젝트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개발자를 이해하는 아키텍트, 그리고 아키텍트를 이해하는 개발자들이 모여야 정말 좋은 프로젝트로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가짐에 대한 또 다른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David Bartlett
아키텍트는 쇼맨십을 뛰어넘는 가치 있는 청지기 의식(Stewardship)을 가져야 합니다. 아키텍트들은 프로젝트에 착수할 때,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는 갈망이 있죠.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아키텍트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아키텍트의 기술적 리더십을 회사의 일부분으로 절대 신뢰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개인의 기술적 탁월함과 쇼맨십으로 팀원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아키텍트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행동인 쇼맨십은 마케팅에서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 있어서는 역효과를 나타낼 뿐입니다. 아키텍트는 확고한 리더십으로 그들 팀의 존경을 얻어야만 하고 기술과 팀이 운영하는 비즈니스 도메인의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책임지고 다른 이들을 돌보는 청지기 의식은 아키텍트에게 꼭 필요한 자질입니다. 아키텍트는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 고객의 요구를 이용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는 고객의 요구들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통 탁월한 능력을 소유한 도메인 전문가의 방향 제시로 이뤄집니다. 성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구하는 것은 아키텍트가 프로젝트에 주어진 시간과 노력에 대비해 구현의 복잡성과 비용 사이에 균형이 잡힌 절충된 솔루션을 만들게 합니다. 최신의 따끈따끈한 프레임워크나 기술 전문 유행어로 이뤄진 과도하게 복잡한 시스템은 비용 지출의 희생을 담보로 합니다. 아키텍트의 활동은 투자 브로커처럼 합리적인 ROI(투자 대비 수익률)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고객의 돈을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다른 사람의 돈을 사용하고 있음을 절대 잊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

손영수 아키텍트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 중에는 신기술로 도배된 제품을 팔기 위한 비즈니스맨인지, 아키텍트인지 구분하기 힘든 이들이 있습니다. 청지기 의식이라는 것을 통해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의 소중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설계만 잘하기 위한 공학적인 기법만큼 외부와 소통 및 협상하고, 팀원들을 이끄는 정신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가상 인터뷰가 아키텍트를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유용한 시작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출처 :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제공 : DB포탈사이트 DBguide.net

 
Architect가 걸어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잘 정리된 내용이네요. Architect에 관심이 있다면 꼭 생각해야

할 사항들만 소개된듯.... 이 책이 출간되면 한번 구매해서 읽어봐야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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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습득에 여과 Filter를 달자

Happening 2010. 10. 11. 09:30

많은 분들이 아시는바와 같이, "타진요"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카페에서 타블로를 대상으로

학력위조에 대한 논쟁을 벌이고 있던 사실 아시죠??

지난주에 제가 마지막으로 접한 기사는... "검찰에서 타블로에 대한 학력이 사실임은 입증했다.

타진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왓비컴즈라는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수사중이다." 인데요.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이나, 누가 잘못했고, 누가 잘했고의 시시비비를 가리고자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과 같이 Twitter나 Facebook 등 다양한 SNS를 통해 하루에 접하는 정보의 양만해도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이런 정보들 속에서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정말 진실되고 가치가 있는 정보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봅니다.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어떤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대한 선택이 정보 습득자의 문제로 남는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와 같이 단순하게 기사나 블로그 같은 곳의 글을 여과없이 그대로 믿고 전파했다가는 곤란한(?) 상황에도

빠질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여러분은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선취(選取)를 하고 있나요??

좋은 방법 또는 노하우가 있으면 공유하심이 어떠실런지??

이런 노력과 습관들이 모여서 좋은 인터넷 문화가 자리잡게 되는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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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파는 젊은 의사가 있는 제너럴닥터병원

Happening 2010. 10. 7. 10:08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할  의료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꼽는 불만  하나가  대기시간에 비해 짧은진료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의료 공급자인 , 의원에서는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습니다만, 그런 복잡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환자와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달리 이야기하면 시간에 쫓기지 않는 진료를 하기 위해 약간은 황당한 시도를 하고 있는  젊은 의사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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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파는 병원? 제너럴닥터>


화제의 주인공은 홍대 앞 놀이터 근처에 있는 제너럴닥터란 카페와 진료실의 혼합 공간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김승범 원장님이 운영하는 이 제너럴닥터는 카페와 진료실이 혼합된 공간이란 이유로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의 관심을 받은 바 있었습니다.


<제널럴닥터 언론 기사들 - 링크>



대부분의 언론들이 진료실과 카페의 결합이 신기하고, 뜻 깊어 보인다 라는 정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의사의 입장에서는 일전에 <뉴욕에서 의사하기> 고수민 선생님께서 "저수가라는 천원짜리 자장면의 비밀 레시피"에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저수가인 의료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비급여 항목 진료를 하는 것 대신에 커피를 파는 것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지 업계(?)에서 금기시하는 중국집(병,의원)에서 중국 음식(의료)이 아닌 커피를 파는 것이 특이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단순한 호기심 차원이 아닌 의사로써 조금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어 보기 위해 방문을 했습니다. 조금 긴 인터뷰입니다만, 찬찬히 읽어주시면 우리가 잊고 있던 병,의원의 모습과 꿈과 열정을 가진 한 젊은 의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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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걸려있는 제너럴닥터 간판>


위치는 홍대 건너편에 있는 작은 놀이터의 화장실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간판이 작고 약간은 외진 곳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눈에 확 띄지는 않습니다. 그 골목을 두 차례 돌고 나서야 미처 보지 못했던 저 간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눈썰미 있으신 분들은 저 간판을 보며 약간 특이한 점을 발견하셨을 지도 모릅니다. 네, 저 하얀 형광등이 들어 있는 간판은 사실 엑스레이 판독을 하기 위한 판독대입니다. 간판 소재뿐 아니라 General Doctor란 이름부터 진료실이란 느낌을 주고 있네요. 하지만 아래 Hand drip/Espresso란 것에 병원 컨셉의 카페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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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부 모습,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편안한 분위기>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여성분 두 분이 즐거운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반대쪽 창문에는 외국인 두 분이 카페에 있는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두리번거리며 병원이라고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찾아봤지만 없었습니다. 아마 사전 지식이 없었다면 카페로 알고 들어와 차만 마시고 나갈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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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커피를 내리고 있는 제너럴닥터의 김승범 원장>


카페의 사장이자, 제닥의 원장인 김승범 선생님은 진료실에 환자가 없을 때에는 직접 커피를 내리고 카페의 궂은 일도 직접 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병원의 형태를 직접 보고 또 이용도 해봤지만, 카페와 진료실의 결합도 특이하고 왜 탕수육(비급여 항목)이 아닌 커피를 파는지도 궁금해 졌습니다.


김승범 선생님과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며 우선, 제닥을 만든 이유와 추구하는 바에 대해 물어 봤습니다. 


"제닥은, 어떻게 해야 우리 나라의 의료 체계 안에서 환자와 극단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는 병원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처절할 정도로 현실적인 고민의 끝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환자와 가까워지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진료하다 보면, 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질 것이고, 병원은 돈을 벌 수 없어 유지를 할 수 없다는 것이죠. 게다가, 기존의 병원의 환경은 의사와 환자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형태라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통 병원에 가는 데에는, '빨리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아서 나아야지, 또는 어떤 검사를 받아봐야지'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죠. 의사와 친해질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이런 자세는 의사도 마찬가지라서, 환자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만 집중을 하게 되죠. 아프기 전에 병원에 자주 가면서 건강을 확인하라고 아무리 계몽을 한다 해도, 병원에 대해 의사와 환자의 의식이 이렇게 고정되어 있는 이상, 뭔가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따라서, 어떻게든 병원 환경을 완전히 바꾸어야 하겠다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런 관점에서 카페를 바라봤더니 원래 카페란 곳이 아무 일 없어도 시간을 보내러 가는 곳이고, '기다림'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이더군요. 게다가 좋은 음료와 휴식은 좋은 진료와 충분한 의사소통에 더할 나위 없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런 생각 끝에 제너럴닥터의 개념을 구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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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범 선생님이 직접 내려 준 커피>


의사로서 환자와 깊이 소통을 하기 위해 커피를 판다는 김승범 선생님. 의사로서 커피를 팔아 버는 수익으로 부족한 진료 수익을 보충하는 방식에 혼란을 겪고 있지 않은지 물어봤습니다.


"카페 수익은 제너럴닥터의 중요한 수입원입니다. 제너럴닥터가 카페와 진료실이 공존하는 공간이니 양쪽 수입이 모두 중요합니다. '의사가 커피를 팔아야 원하는 진료를 할 수 있다니, 그게 뭐야? 게다가 진료비 수익보다 카페 수익이 더 많다면 그게 병원이라고 할 수 있어?' 라고 누군가 말하신다면 '왜요? 그게 재미있는걸요.' 라고밖에는 말씀을 드리기 어려울 것 같네요. 

사실, 현실적으로는 보험 진료 수익에만 기대는 병원 모델은 이미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비보험 수익을 주로 이끌어 내면서 보험진료는 오히려 등한히 하는 방식보다는, 차라리 맛있는 커피나 음료를 만들어 주면서 병원 수익을 보전하는 것이 더 맘 편하겠다 라고 생각한 것도 이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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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닥의 김승범 원장>


소통이 부족한 진료실 내부의 문제에 대해 저역시 공감합니다만, 자신의 소신을 지키면서는 경제적인 수익을 정상적으로는 보상받을 수 없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커피를 파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그렇다면, 카페라도 손님이 가득 차야 수익이 보장될 텐데 간판도 찾기 어렵게 되어 있고, 적은 환자수 못지 않게 손님도 비교적 많지 않아서 조용한 분위기로 입 소문을 타고 있는 카페라고 하던데, 직원들 월급은 잘 주시는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찾기 어려워서인지 조용한 단골들만 찾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도 그런 분위기가 좋고, 지금 간판이 마음에 들어서 고쳐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다만, 저희를 좋아해서 멀리서부터 오시는 분들 중에서 어디인지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다고 하는 말을 들은 뒤로 '조금 고치긴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습니다. 너무 눈에 띄게 하기는 싫어서...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지요. 

그리고, 현재의 수익은....솔직히 아직 돈을 벌고는 있지 못합니다. 임대료도 비싸고, 보시다시피 손님이 많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작한지 8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것을 생각해 보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원자금 대출로 받은 은행 이자만 아니었다면 흑자인 상황이니까요. 매달 수익이 늘어가는 게 보이니, 조만간 경제적인 면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


제너럴닥터에는 김승범 원장을 포함해 간호사 1명과 직원 3명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직원도 적지 않고, 보통 병,의원이 개업하면 초기 인테리어와 마케팅에 억 소리 나는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 8개월의 제닥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몇 차례 언론에 노출되au서 상당히 화제가 되었고, 여러 검색 포털에서 제너럴닥터를 검색하면 다 나오고 있으니 지금까지의 적자는 투자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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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소품들이 인상적인 카페 내부>


이야기를 나누던 중, 환자의 진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문대로 무려 1시간이 넘는 진료를 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선생님이 나오고 나서도 간호사와 30여분을 상담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 놀라웠습니다. 어떤 환자이길래 이렇게 오래 진료를 한 것일까, 많은 언론에서는 긴 진료시간에 대해 강조한 것을 봤는데, 늘 이렇게 1시간씩 진료하는 걸까요?


"지금 진료받으신 환자분께서는 카페 단골 손님이세요. 처음 왔을 때는 카페인 줄로만 알았지만 병원인 것을 알고도 커피 마시며 공부하러 자주 오고 계시죠. 오늘 진료를 받으신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한 것은 환자의 비밀이라서 말할 수 없지만, 워낙 오랫동안 굳어진 생활 습관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습관을 고치실 수 있도록 상담하다 보니까 길어졌네요. 

하지만, 늘 이렇게 한 시간씩 진료하지는 않아요. 단순한 감기나 별다른 문제가 없는 분들의 경우에는 오래 붙잡아도 서로 불편하기 때문에 10분만에 진료를 끝내기도 하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의사와 환자 사이의 소통의 질입니다. 충분하게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만 있다면, 몇 분이 걸리든 상관이 없지요."


빨리 봐서 10분이라니, 보통 3분 진료라고 말하는 것에 비하면 꽤 긴 시간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제닥의 환자는 주로 어떤 분들일까요? 제닥을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의 이용 방식은 주로 3가지라고 합니다.


"어느 날 감기가 들어 진료를 받으러 왔던 학생들이 다음에는 카페에 차만 마시러 친구들과 오거나, 학교 숙제를 하러 오기도 합니다. 혹은 카페 이용만 하던 손님이 어느 날은 오늘처럼, 진료를 받으시기도 합니다. 이렇게 진료를 받고는 가방을 카페에 두고 나가서 약을 지어온 뒤 다시 자리에 앉아 책을 읽으며 차를 마십니다. 또 다른 경우로는 진료 받으러 온 분의 친구가, 자기도 생각해 보니 신경 쓰이는 건강 문제가 있다며 진료를 받고 카페의 자리로 돌아가 친구와 건강에 대한 수다를 떱니다.

이 모든 경우가 기존의 병원 이용 방법과는 거리가 멀고, 일반 카페와도 차이가 있습니다. 제닥은 기본적으로 병원의 기능을 하고 있으면서 제대로 된 카페의 기능도 하고 있지요. 이를 통해 진료실에서만 만나던 의사 환자 관계가 변화되어 진료실 밖에서 맛있는 음료나 간식을 만들어 주고 먹으며 이야기를 하는 인간 대 인간으로 교류할 가능성을 더 제공하는 의료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셈입니다."


카페만으로도 이용할 수 있지만, '내 단골 카페가 병원이야'라는 식으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꼭 아프지 않아도 언제든 쉽게 의사를 만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제닥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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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인터넷이 지원되는 카페 내부>


여러 언론을 통해 비춰진 모습으로 생각하기에는 단순히 이상을 이야기하며 특이한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살짝 의심했는데, 실제 만나보니 이상적인 진료를 위해 뛰고 있는 열정적인 의사이자 사업가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병,의원들과는 다른 길을 택하겠다고 결심하고 은행 대출까지 받아가며 개원하기까지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일까요?


"제너럴닥터를 시작하게 된 데에는 제 '의료 디자인' 사업을 위한 시작점이 필요하겠다는 현실적인 고려가 있었습니다. 제가 하려는 의료 디자인(Medical Design)은, 극단적으로 인간적인 의료를 위해 뭔가 엉뚱한 것들을 만들어 내는 식입니다. 

그동안 이런 엉뚱한 것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거나 시제품을 만들어 보여드리면, 의사든 일반인이든, '재미있다-'는 반응과 '뭔가 잘 해보면 좋겠다-'는 정도가 전부고, 제 일을 적극적으로 이해해 주고 도와주려는 사람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처음에는 사업만 하려고 마음먹었었지만, 차라리 내가 생각하는 엉뚱한 병원을 만들어서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헛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자! 하고 마음을 바꾸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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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부에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들>


개원을 목적이 아닌 사업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했다는 점은 매우 특이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너럴닥터는 김승범 선생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하루 하루 진료를 하면서 환자와의 소통을 통해, 환자-의사간의 소통이 그 동안 정말 처참할 정도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소통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진료 방식이 조만간 상업적으로도 성공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믿는 마음이 더욱 강해집니다. 저는 지금도 제너럴닥터를 통해 제가 생각한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죠. 

그저 환자에게 성실히, 의사로서의 책임을 다 하며 진료를 하고 싶은 요령 없는 의사들은 우리 나라에서 의사로 살아가기에 대단히 힘이듭니다. 요령 좋고 '고객이 원하신다면' 불필요한 주사나 약도 드리겠다는 자세의 과잉 진료를 하는 병,의원이 오히려 친절하고 실력 있는 곳으로 승승장구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직업 군에서나 요령 없이 기본에만 충실한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합니다만, 의사란 직업에서는 자신의 일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 뿐 아니라 자신이 인정받고 싶어 하는 환자에게서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것도 만족할 수 없어 상당한 자괴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제너럴닥터의 모델을 성공시켜서, 요령 없는 의사들이 마음 편히 개원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오늘도 제가 제닥을 방문한 세 번째 의사였고, 이미 많은 의사들이 제닥의 모델을 눈 여겨 보고 있고 문의를 한다고 합니다. 아직은 과연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인가 의심스러운 눈초리 절반, 한편으로는 너무나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절반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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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한쪽, 격리된 공간이 진료실이다>


병원을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료 상담을 원하는 환자와 검사를 이야기하는 의사 사이에서, 기대와는 다르다는 괴리감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겁니다. 객관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가 필요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가 궁금해서 찾아온 환자에게 왜 검사가 필요한지 이해하고 동의 하에 검사가 원만하게 진행되는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시간을 확보할 수 없어, 의사의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런 괴리감을 줄이고 언제든 가까이에서 의학 자문을 얻을 수 있는 제너럴닥터의 존재는, 어찌 보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1차 진료의 당연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1차 진료를 담당하는 병,의원 조차도 전문과목들로 나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현실이기에 제닥의 존재는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그 동안 제닥을 운영하며 생각한, 제닥이 제시하는 새로운 의료 환경의 의의를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체감 의료의 질적 향상입니다. 경제적으로는, 개인과 사회의 의료비 절감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제닥 하나로 의료비 절감을 만들어 준다는 것은 아니고, 제닥과 같은 의료 환경을 추구하는 의원들이 많아졌을 때 가능해지겠지요. 그 동안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반복적이거나 불필요한 의료 소비,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기나 건강식품에 들어가던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을 겁니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환자가 진정 마음을 담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의사로써의 삶의 질과 자존심 회복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놓칠 수 없는 것으로, 국가 의료 정책의 변화에 덜 민감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의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보험 삭감 등의 경제적인 이유로 의사의 소신을 저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현실적인 이유가 되겠지요."


김 선생님의 말대로 더 많은 의사들이 참여해서 제너럴닥터 2호점, 3호점을 계속 만들어 나간다면, 새로운 흐름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김승범 선생님은 앞서 언급한 의료 디자인을 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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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닥터의 내부 인테리어>


앞서 김승범 선생님을 열정을 가진 의사이자 사업가라고 말씀 드렸고, 직접 의료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니, 매닉디자인이라는 의료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 사탕이 붙어있는 소아용 압설자 같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특허를 받은 경험을 살려 의료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압설자는 학생시절인 본과 3학년 때 소아과 실습을 돌면서 생각한 아이디어입니다. 소아과 진료에 있어 아무리 의사가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해도 아이들은 엉엉 울기만 하더라고요. 하지만 재미있었던 것은 준비된 사탕은 절대 놓치지 않고 다 먹더란 말이죠.

어차피 다 입으로 들어가는 건데, 하나는 좋아하고, 하나는 별로 아픈 것도 아닌데 너무 싫어한다니. 두 가지를 합해서 의사에게  입을 벌려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자고 생각했고, 제가 직접 시제품을 만들어 사용해 보니 기대 이상으로 효과가 좋았습니다."


이 사탕 압설자를 기반으로 한 의료 디자인 회사의 개념으로 2005년 원주시에 있는 원주 의료기기 테크노밸리에서 주최한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한 경력도 있다고 합니다. 현재도 원주에 매닉디자인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것만으로는 큰 수익이 나지는 않을 거라고 하지만, 소아과에서는 이와 같은 압설자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을 거라며 2008년에는 적당한 공장을 찾아 대량 생산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압설자 못지 않게 당황스럽고 재미있는 소아과용 전자 청진기의 특허도 출원한 상태라고 하네요.


"매닉디자인은 단순히 의료기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다. 제닥처럼 새로운 의료환경과 새로운 수익모델을 디자인하는, 일종의 '종합적 의료 연구, 개발' 회사입니다. 진료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면서도 인간성을 살릴 수 있는 것들이 될 것이고, 몇 가지 의료 도구들과 환경, 전자 차트와 같은 요소들이 주 개발 품목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닥은 매닉디자인의 연구소이자 시험기관이 되어, 이런 구성 요소들을 적용한 네트워크 병원에 포함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네트워크 병원들처럼, 환자에게 그럴듯한 이미지로 포장하고 막강한 비보험 서비스를 도입해 최대한의 수익을 내 보려고 하는 느슨한 네트워크 병원이 아니라, 환자와 의사가, 의사와 의사가 보다 폭넓게 소통할 수 있도록 규모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환자와의 소통을 강조한 의료 네트워크 구성은 김 선생님의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합니다. 진료실에서의 대화를 보충하고 진료실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케어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고 하면 상당히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가 되네요. 또한 같은 지역의 다른 과 전문의와 의학적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컨설팅 네트워크도 가능하도록 해 1차 진료의 강화를 도모하겠다는 포부도 현실화 되기만 한다면 환자들도 효율적으로 의원들을 이용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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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쩝 찍은 사진과 인테리어를 통해 남다른 디자인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이미 김승범 선생님은 진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전문가로 생각됩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기술을 알려야 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기에, 뜻이 맞는 선생님들이 제닥에 동참해주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네트워크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그리고 매닉디자인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이제는 제닥에 동참하는 선생님을 찾아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월급을 받으며 편하게, 안정적으로 일하시면서도 환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라면 마다할 선생님이 없겠지만, 지금 제가 찾는 선생님은 말 그대로 '동참'하고 협력해 주실 선생님입니다. 

같은 꿈을 꾸며, 배고파도 이 길을 끝까지 같이 갈 용기를 가진 선생님이 한 분이라도 함께 하신다면 더욱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깡님도 주변에 좋은 선생님 있으시면 소개 좀 해주세요~"

관련글 : 제너럴닥터와 함께 할 선생님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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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닥터의 현관>


제닥에는 환자와 카페 손님의 구별이 없다는 김승범 선생님. 그저 '사람'만 존재하고 그들은 환자 명단에 올라 있는 환자이자 단골이기도 하고, 근본적으로는 나의 친구라고 말하는 김 선생님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저는 꿈을 가진다는 측면에서는 이상주의자이지만, 꿈을 이루려고 한다는 측면에서는 추진력 있는 현실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혼자서만 꾸는 꿈을 벗어나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최근에 우연히 존레논의 부인이였던 오노 요코가 했다는 'A dream you dream alone is only a dream, but a dream you dream together is reality.'란 말을 알게 되었는데, 그 뒤로 이 말을 자꾸 되뇌게 되네요. 아마도 저의 상황과 어울리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제 꿈을 절대로 그저 저만의 꿈으로만 남겨둔 채 살 수는 없기에 이렇게 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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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닥터 영업 시간 안내>


모든 병원이 제닥처럼 카페와 공유하는 진료실을 꾸밀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색다른 진료 환경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질병이 없더라도 쉽게 의사와 건강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이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해결해야할 부분도 있습니다. 응급질환이나 검사가 많이 필요한 전문 영역 진료와는 어울리기 어려운 의료 환경이란 점인데요, 그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도 연구중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봐야겠지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짚어볼 문제 중 하나는 소신 것 환자를 보면서 그 수익으로는 직원들 월급 주기도 어려운 우리 의료 현실입니다. 커피를 팔아 경제적인 부족함을 채워야하는 현실. 이와 같은 의료 현실이 진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잘못된 또는 하지 않아도 되는 의료 소비를 늘리는 것은 아닐지 잘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의료는 본질적으로 인간적일 수 밖에 없는 행위임에도 현실에서는 인간성을 잃어버렸다고 이야기들 합니다. 제너럴닥터는 이런 현실 속에서 새로운 진료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의사들뿐 아니라,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도 생각을 전환하면 새로운 세계가 보인다고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많은 의사들이 건강 보험등 의료 시스템의 왜곡을 이야기하면서도 진료실에서의 인간적 진료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에는 소극적인 것 같다는 반성도 해봅니다. 저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런 면에 있어 일상과 함께하는 의료, 진정한 1차 진료를 실천하는 김승범 선생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지금처럼 항상 도전하는 마음 간직하시고 언제나 지금처럼 행복하게 일하시기를 응원합니다.


추신. 홍대쪽 사시거나 홍대 앞을 지나가실 일 있으시다면 의원이자 카페인 제너럴닥터에 들러보세요. 김승범 선생님이 직접 내려준 커피가 꽤 맛있더군요. 커피값도 저렴합니다.
출처 : http://blog.daum.net/jong_kj/13809315




제너럴닥터... 참 재미있는 발상으로 시작한 병원인듯 하다.

요즘 처럼 환자 한명 진료하는데 1분도 안걸리는 대다수의 병원들 틈 속에서, 환자와 진정으로 소통함으로써

참된 의술을 전파하겠다는 김승범 원장님의 철학 또한 본받을만하다.

부족한 병원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서 커피를 판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병원을 꼭 아플때만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 한잔 마시러 갔다가 의료 서비스를 체험하므로써, 치료보다는 예방에 좀 더 Focus를 맞춘 병원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서 사용하는 "사탕 압설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간혹 압설자가 입에 들어오는 순간

헛구역질이 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탕 압설자를 이용한다면 헛구역질을 많이 줄일수 있지 않을까??

아직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거나, 방문해보지는 못했지만, 환자들을 위해서 이런 세세한 것까지도 신경써

주는 병원이라면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충분하다.

조만간 커피향이라도 만끽하러 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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